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자투리 시간을 잘 이용하려고 에코백에 책을 한 권 넣어 다닌 지가 두 달이다.
첫 책은 병원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많아 틈틈이 읽었더니 보름 만에 다 읽을 수 있었다.
두 번째 책은 외출도 많이 하지 않았고 자투리 시간이 나지를 않아 한 달을 넘어도 다 읽지를 못하고 들고 다니고 있었다.
너무 늘어지면 감흥도 떨어지고 연결이 되지 않을 것 같아 100여 페이지 남은 분량을 늦은 밤에 읽었다.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칼 필레머 지음, 박여진 옮김.
인생의 현자라고 부르는 70세 이상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로 통찰력 있는 질문과 대화, 인터뷰 내용을 잘 정리한 책이다.
경험에서 나온 것들은 실행과 과정, 결과의 유무도 없이 머릿속에서만 머물러 있는 정보보다는 더 신뢰가 간다.
변화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요즘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 더 많은 고민거리를 던져 주기도 하여 깊은 사유가 필요하다 느꼈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관계에 대한 생각을 점점 더 많이 하고 있다.
현자들은 결혼생활을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가치관의 공유를 꼽고 있다.
같은 기준에 있다는 것은 배우자뿐만 아니라 관계를 맺는 모든 이에게 중요한 조건이라 생각한다.
100m 달리기처럼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해도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승리의 기쁨을 누리는 이도 있을 것이고 좌절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개개인의 성향이나 상황에 따라 기준은 같아도 정도의 차이는 당연한 것이다.
그런 가치관이 같다는 것과 다르다는 것은 관계의 유지에 큰 영향을 준다.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이 비슷하거나 공유하고 배려하는 관계에서는 즐거움의 시간들로 가득 찰 것이다.
설렘이라는 감정으로 처음을 시작하고 편안함이라는 감정으로 유지되는 관계는 오래갈 확률이 높다.
받는 것보다는 더 많이 베풀려는 마음가짐과 신뢰와 배려가 바탕이 되는 관계를 맺고 싶다.
시시콜콜한 잡담을 나눌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밤새 무슨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르니까 가슴에 응어리를 품은 채 하루를 마감하지 말라는 현자의 가르침은 깊은 울림을 준다.
갈등과 의견 충돌 등으로 화가 나더라도 자기 전에 반드시 풀어야 한다는 의미다.
하루를 끝낼 때 다툼도 끝낼 수 있다면 아침에 보는 세상이 얼마나 아름답게 보이겠는가?
화난 채 잠자리에 들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