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견만리(明見萬里) - 밝은 지혜로 만리를 내다보라
KBS 1TV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 방영된 ‘명견만리’를 책으로 읽었다.
‘정치, 생애, 직업, 탐구 편’,
‘인구, 경제, 북한, 의료 편’,
‘윤리, 기술, 중국, 교육 편’의 세 권을 구해서 읽었다.
방송 이후로 주위의 몇몇이 명견만리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지만 대화에 끼어들 수가 없었다.
방송으로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으니 무슨 내용인지 몰랐기 때문이다.
책장에 꽂힌 ‘명견만리’ 세 권이 책이 눈에 들어왔고 관심이 생겨 세 권을 연이어 읽게 된 것 같다.
정치 편에 다룬 내용은 정말로 가슴이 아팠다.
우리의 정치 현실이 암울하고 안타깝다는 생각을 한 지가 너무도 오래되어 공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정치가 소통하고 합의하는 것인데 상대의 말은 듣지를 않고 자신들의 말만 되풀이하는 정치인들에게 국가라는 건, 정치라는 건, 어떤 의미인지 묻고 싶은 심정이다.
민주주의에서 갈등은 자연스럽고 건강한 현상으로 잘 관리를 하면 발전의 동력이 된다.
갈등과 불신과 비난만 있고 합의하지 않는 나라의 앞날이 막막해 책장을 넘기면서 가슴이 답답해 미칠 것 같은 느낌을 수차례 받았다.
자기의 말을 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받아 권력을 연장하려고 국가와 신념이 아니라 당을 위한 행보에 힘을 보태고 있다.
윤리 편에서 다룬 김영란 법과 부패에 대한 내용과 연결되어 정치 불신을 더 하게 하지만 관심을 놓을 수가 없다.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말하고 행동해야 바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출생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과 홍보 등 많은 정보를 알고 있었음에도 문자를 한 글자 한 글자 눈으로 읽으면서 인지하는 내용은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많은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섞인 내용이라 해결책이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안타깝고 답답하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북한 편에서 다룬 내용이었다.
중국의 훈춘,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 북한의 라선이 맞닿아 있는 이른바 ‘기회의 삼각지대’에 대한 내용은 새롭고 흥미로웠다.
중국과 러시아가 라선항의 부두를 임차하여 사용하고 있고 급속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는 내용이다.
북한이 계획에 의한 사회주의 체제에서 시장경제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장마당’이 실재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배급제를 경험하지 못한 1980~90년대에 태어난 이른바 ‘뉴 노스 코리안 세대’들을 주축으로 돈이 있으면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다는 경제관념이 생겨나고 사유의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장마당에서 돈을 모은 신흥부자인 ‘돈주’라는 새로운 계급이 북한 사회에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으며 사회주의 국가에서 부동산마저 시장 경제의 논리에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변화의 시작은 사람으로부터 싹튼다고 한다.
북한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인내심을 가지고 관계 유지에 힘을 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러 산적된 문제들의 해결책이 북한과의 협력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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