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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일요일, 커피숍에서 힐링하다.

by 쑤케 2023. 9. 12.

일요일,  커피숍에서 힐링하다.

 

 

일요일 집 근처의 카페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왔다.

차로 10분 거리의 카페는 외진 곳에 있고 차량의 통행이 없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 손님이 거의 없는 곳이다.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 모습은 작은 초등학교 분교가 있고 30 가구 정도의 마을이 있는 곳으로 신축한 전원주택이 4채 정도 있는 작은 동네 마을의 이미지다.

카페는 전원주택 중 별채로 주택과 같이 있는 곳으로 입구에 주차장을 겸한 너른 마당도 있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고즈넉한 카페의 분위기는 차분하고 좋다.

부담 없이 편안한 인상의 사장님에게는 죄송한 말이지만 손님이 없어서 찾게 되는 이유도 있다.

사람들을 만나면 동네의 카페를 주로 가지만 여기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러 가는 곳이다.

물론 지인들과 간 적도 있지만 혼자 가는 경우가 더 많았다.

 

 

한 동안 가 보지를 못했는데 일요일에 편한 복장과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주차장에 몇 대의 차가 있었지만 카페에는 손님이 아무도 없다.

일요일이라 그런 것인지 사장님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실 이 카페는 50대쯤 되어 보이는 남자 사장님이 운영하는 카페로 자리에 없는 경우가 많다.

카페 뒤에 있는 주택에 있다가 손님이 전화를 하면 나오시는 경우가 많다.

주문한 커피를 내어 주시고 역시나 뒷문으로 나가서는 다른 손님이 와서 전화할 때에서야 나오셨다.

자리를 비우는 사장님 때문에 더 편하게 있을 수 있어 좋기도 하다.

제조과정의 소리까지 다 들려 기대감을 느낄 수 있는 향과 맛이 좋은 드립커피를 커피 잔에 내어주신다.

리필용 커피를 핸드드립 서버용 유리 주전자에 같이 내어주시니 일찍 가려고 해도 쉽지가 않다.

정성 들여 만든 커피는 다 마시고 나와야 하니까 말이다.

커피의 향을 느끼며 진한 한 모금을 머금으며 가을로 가고 있는 계절의 변화를 탐지라도 하는 듯 풍경을 바라본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아래에 산과 능선...

화창한 날씨의 햇살과 그늘...

눈에 보이는 것 같은 나무들 사이를 스치는 바람...

입구에 핑크색 꽃이 핀 배롱나무로 보이는 나무에게도 눈길이 끌린다.

천천히 커피를 음미하면서 유리 너머 풍경에 잡생각 하나도 없는 맑은 상태가 되었다.

가져간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사실 이 카페는 책 읽으러 가는 곳이다.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라 책을 읽기에는 여기만 한 곳이 없다.

손님도 사장님도 없는 혼자만의 공간도 좋고 가끔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풍경도 좋다.

손님이 있거나 오가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번잡하지 않아 오게 되는 것 같다.

휴식이 필요하거나 답답하고 뭔가 실마리가 안 잡힐 때 가끔 여기를 떠올려 오는 것 같다.

가까이에 힐링의 장소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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